바람 담아 글쓰기

10년을 버텨 온 환란이 이제 끝나길 기도했습니다.

windparticle 2025. 2. 18. 17:58

 

 

일요일 아침, 기도로 질문했습니다.

 

"하나님, 저 더 살아도 되나요?"

 

산다는 것이 버티기 힘든 짐이 된지 어느새 10년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은혜로 겉으로 보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 속 머리 속은 까맣게 타 재가 되어 버린지 오래입니다.

 

도저히 내 안의 나를 향한 내 스스로의 경멸의 시선을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능력도 없이 의욕조차 없이 살 바엔 이만 끝내는 것이 맞지 않나?

 

실패와 교만으로 점철된 이 초라한 삶을 이제 그만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제 안에 충만했습니다.

 

 

 

화요일, 출근하는 차 안에서 멍하니 아무런 생각도 생기도 없이 운전하며 가는 중에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아빠가 자꾸 나쁜 생각해서 미안해."

 

"남편이 자꾸 그만 살고 싶어 해서 미안해."

 

갑작스런 눈물에 당혹스런 아침이었습니다.

 

10년전, 5년전, 이제 다른 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강하게 다짐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본토 친척 아비집을 떠나라 하셨는데 꼼짝을 안 하니 나를 떠나게 하시려고 이렇게 힘들게 하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주말이 되어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님의 욥기 강해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3pUtc33amhSS-b7Zx8-Gz6r2lQpHOHJH&si=aIkKCa1m0vio_Vsf

 

욥기 강해 | 송태근 목사

 

www.youtube.com

 

 

 

뜻 모를 고난에 절규하는 욥의 모습이 내 인생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나는 하나님을 모르는구나, 예수님을 모르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생 교회를 드나들었지만 나는 모르고 있구나.

 

 

 

나는 모른다. 그래, 내 인생이 어떻게 굴러갈지 몰라도 된다. 하나님께 제대로 맡기고 믿자. 제발 좀 믿어 보자.

 

욥의 고난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예표하신 그 하나님께 내 짐을 맡기자.

 

인생의 고난과 인간의 고통을 모두 경험하신 예수 그리스도께 내 짐을 맡기자.

 

 

 

주여, 이제 제게는 자랑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주님, 제 생각과 인생을 짓누르고 있는 이 무거운 짐을 가져가 주세요.

 

저는 주님 발 아래 이 짐을 내려 놓을 힘조차 없습니다.

 

제가 졌습니다. 주님 발 아래 그저 엎드리오니, 이 죄인에게 은혜를 베푸소서.

 

제 발에 묶여 있는 족쇄를 풀어 주소서.

 

여전히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떠나 보겠습니다.

 

갈 바를 알 수 없지만 기도하며 마음에 주시는 은혜대로 하루 하루를 쌓아 나가겠습니다.

 

5년후의 달라진 내 모습을 기대하며 한걸음 한걸음 떨리는 마음으로 디뎌 보겠습니다.

 

주여, 이끌어 주소서.

 

 

 

- 2024년 6월 16일 생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