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진 지음, 홍성건 감수, '왕의 재정'
아마도 2016년 12월쯤 언젠가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모교회 부흥회 영상을 통해서 '왕의 재정' 강의내용을 처음 접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고 6개월정도가 지나 얼마전 집 근처 구립도서관에서 우연히 눈에 띄어서 책으로도 읽게 되었습니다. 도서관에 이런 책도 있구나 하는 호기심과 더불어 '내 삶의 진정한 주인 바꾸기'라는 부제가 유난히 마음에 와 닿기도 했습니다.
내용의 진위여부를 떠나서, 그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접한 내용은 2015년부터 시작된 2년간의 부도 위기를 겨우 겨우 위태 위태하게 견뎌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제게는 어찌보면 가뭄끝 단비와도 같은 메시지였던 것 같습니다.
아직 믿음이 부족한 탓인지 강의내용 전부가 진실하게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덕분에 '돈'에 대한 제 생각을 구체적으로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옳게 여겨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사실, 이 책이나 부흥회 내용에 대한 우려는 상당히 큰 것 같습니다. 우려의 시선들을 대략 종합하면 아마도 한시대를 풍미했던 신사도운동이나 기복신앙에 너무나 크게 실망했기 때문인듯 합니다. 물론 이 책의 서두에서도 기복신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선언하기는 합니다만, 책의 내용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전에 아래의 글도 참고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균형적인 시각을 갖는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당당뉴스, 이인규 칼럼, '김미진의 <왕의 재정>을 읽고'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8174
뉴스앤조이, 이택환, '하늘은행에 입금하면 이자율이 3000%?'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196079
지난 겨울 그렇게 영상으로 접한 후, 다른 건 몰라도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구조는 고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한창 벌이가 괜찮을 때에는 빚지는 것 역시 능력이라고 생각하며 카드 할부나 카드론을 이용하여 손 쉽게 수입보다 지출이 월등히 많은 생활을 했었습니다. 어차피 다음달 수입으로 감당할 수 있으니 무서운 것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재정적인 어려움을 된통 겪고 나서야 돈이라는 것이 역시 내것이 아니구나, 내 수중에 있다고 해서 내 맘대로 써도 되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영상을 보면서 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카드 할부와 카드론부터 먼저 내 삶에서 제거하기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점심은 간단하게 집에서 싸 온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옷도 가급적 올해는 새 옷을 사지 않았습니다. 마트도 퇴근시간을 이용해 타임세일에 들어간 것 위주로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 보험이나 세금 등 한번에 몫돈이 들어가는 지출외에는 모두 일시불로만 지출하고 있습니다. 갖고 싶은 것이 생기면 지금 당장 꼭 필요한 것인지 서너번 숙고하여 그래도 꼭 필요하다 판단되면 어느정도 금액을 모아 구입했습니다. 힘이 좀 들더라도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가능하다면 대체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들어, 렌탈해서 쓰던 정수기는 반납하고 할인쿠폰을 챙겨가며 마트에서 생수를 사다 먹고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없는 빌라 3층까지 낑낑 거리며 들고 올라가면서 어리석었던 제 자신을 반성해 보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남들 사는 것만큼은 살아야 겠다고 주장해 온 제 자존심을 죽이는 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빚 갚는 것을 우선하기 위해, 8개월정도 유지해 왔던 월드비전, 컴패션, 굿네이버스 등 기부도 중단했습니다. 2016년초 회사에 가장 큰 위기가 닥쳤을 때 기도하면서 잘 견뎌내게 하셨음에 감사하며 마음에 주신 감동대로 큰 금액은 아니지만 매월 십여만원정도 기부해 오고 있었습니다. 지난 4월쯤 기부를 중단하면서 아이들에게도 미안했지만, 무엇보다 하나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어 하루종일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창 어려울 때 시작해 1년간 유지했던 십일조도 중단했었습니다. 수입이 끊기지 않고 지켜주셨음에 대한 감사함 보다도 소명이라 여겼던 구제도 못하는 상황에서 은혜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소득이 늘지 않고 오히려 다음달 수입이 있을지 없을지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서 그렇게 줄이고 줄여서 6개월정도만에 거의 천만원에 가깝던 카드 할부와 카드론을 모두 갚을 수 있었습니다. 한달한달이 가시방석이고 언제 깨질지 모르는 빙판이었지만 직원들 월급과 제 급여도 끊기지 않게 지켜 주셨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 급여는 올리지 못했지만 함께 고생하는 직원들 급여는 10만원씩이라도 올릴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합니다.
소득의 십일조는 중단했으나 매월 말일에 월급이 들어 오면 다음달 지출해야 할 금액들을 제하고 남은 금액에서 10분의 1을 떼어 제 나름의 '작은 십일조'의 의미로 감사헌금을 시작했습니다. 기복적인 의미에서의 십일조가 아니라 제 마음에 주어진 은혜대로 교회는 섬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 개인적인 낭비로 인해 생긴 빚은 갚았으니 회사로 인해 생긴 빚을 갚아가고 있습니다. 규모를 줄여 창고 이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정비를 줄여 운영정상화에 속도를 더할 생각입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싶을 때 매번 듣는 삶이라든가 속부가 되지 말고 성부가 되라거나 성빈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등등은 ... 사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마음에 울림으로 다가 온 메시지는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1. 재물의 노예 되지 않고 재물을 노예로 다스리라 - 믿음으로 사는 삶을 훈련하라
2. 재물을 보물처럼 소유하지 않고 관리하라 - 청지기의 삶을 훈련하라
3. 재물을 다루면서도 장막생활을 하라 - 단순한 삶을 훈련하라
성경을 읽어 나가며 제 삶속에 역사하시는 성령께서 올바르게 인도해 주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제 필요를 아시니 제 형편에 맞게 인도하시며 채우시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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